2009년 9월 29일 화요일

비열한 조직

솔직히 고백해서 영화 비열한 거리 에서 포스트 제목을 가지고 왔습니다. 표절이네요. 하지만 하고 싶은 이야기는 영화 이야기는 아닙니다. 조직 이야기지요. 그렇다고 조폭은 아닙니다. 우리가 속해있는 다양한 조직에 관한 이야기 입니다. 저는 지금 회사원이니까 회사 이야기라고 하는게 정말 정확하겠습니다.

 

오늘 회사 메일로 추석연휴 기간에 휴가를 사용하라는 메일이 왔습니다. 올해는 추석이 매우 짧기 때문에 연후 전후로 1일씩 휴가를 사용하도록 독려하라는 내용입니다. 가볍게 건들기는 했지만 올해는 경제난 때문에 경영성과가 좋지 않기 때문에 추석 뿐만이 아니라 년차를 모두 소진해서 년차수당을 줄이자는 회사 정책도 겯들였습니다.

 

참 좋은 이야기이기는 합니다. 휴가를 더 많이 사용하는 것이 회사에 일하는 사람들에게 나쁜이야기는 아닙니다.오히려 좋은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왜 회사가 비열하다는 생각이 든것일까요. 그것은 현실이 그렇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현실은 이렇습니다. 저렇게 회사에서 정책이 시행되면 팀마다 다양한 형태의 모습이 나타납니다. 정책과 동일하게 팀원 중 원하는 사람들은 휴가를 사용하는 좋은 팀이 있을 수 있습니다. (다만 제가 이런 팀에 속해 본적은 없습니다. 그냥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겁니다. 그런 팀이 있다고 들은 적은 있습니다.) 두번째는 회사의 정책은 정책이고 다른 사유들(고객의 반대, 업무의 경중)에 따라서 다른 정책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전 또는 후 중 하루만 선택하여 휴가를 가게 하는 팀입니다. 저는 이런 팀에 속해 있습니다. 그래도 여기까지는 나쁜 경우는 아닙니다. 최악의 경우는 팀원 전원이 추석 전후로 휴가를 사용합니다. 다만 출근 여부는 그것과 관련없이 다른 요인들에 의하여 결정됩니다. 일이 있는냐 없느냐? 팀에서 어떤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냐? 고객이 허락하느냐 마느냐? 이런 경우 저는 생각을 합니다. 비열한 조직이라고....

 

그런데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요? 또 회사에서만 그럴까요? 사회에서는 더욱 많은 일들이 이런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서민을 위한 정당이다" 라고 우리나라에서 말하지 않는 정당을 본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서민들만을 위한 정책이 시행되지는 않습니다. 서민은 바로 국민과 동일한 의미라서 그런 것일까요? 어떤 정책이던 최소한 1명은 행복해지니까요.

 

이런 일들이 벌어지는 이유는 특히 다시 회사로 돌아오면 바로 손해 볼것이 없기 때문인것 같습니다. 사장은 사장대로 멋진 생각을 반영했다고 좋아할 것이고 관리팀은 일을 했다고 생색낼 것이고 팀장은 팀장대로 회사의 정책을 충실히 수행한 것이고 회사의 일이 중지되는 것 또한 없을 것이고 부과적으로 휴가소진이라는 올해의 목표도 달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다음번에도 또 이런 메일을 받아 볼 것 같습니다. 사실 잊을 만 하면 이런 메일을 받고 있는 것 또한 현실입니다.

 

PS. 같이 일하는 외주업체 직원에게는 죄송할 다름입니다. 그래도 정규직이기 때문에 이런 고민이나마 잠시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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